귤이나 오렌지 껍질을 비틀 때 손끝에서 미세하게 톡 튀는 액체와 진한 향을 느끼곤 한다. 과육을 누르지도 않았는데 과즙이 나온 것일까. 이때 분출하는 것은 껍질에 저장된 향기로운 기름이다. 겉껍질과 안쪽의 흰 층은 열매를 감싸는 포장재일 뿐 아니라, 이 작은 분출을 만드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단단한 겉층 아래의 작은 기름 주머니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 연구진은 2018년 감귤 껍질에서 기름이 튀어나오는 과정을 분석했다. 연구진의 PNAS 논문은 단단한 바깥층을 플라베도, 그 안의 압축되는 부드러운 흰 층을 알베도라고 설명한다. 향유 저장 주머니는 겉층 가까이에 자리하며, 겉층이 이를 덮고 있다. 우리가 먹는 과육 속 즙을 밖으로 밀어내는 구조와는 다르다.
껍질을 구부리면 기름 주머니 주변의 부드러운 재료가 눌리고 내부 압력이 올라간다. 압력이 바깥 막이 견디는 수준을 넘으면 막이 갈라져 출구가 생긴다. 그 틈으로 향유가 작은 분사 줄기처럼 빠져나온다. 하나의 말랑한 껍질을 단순히 짜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성질의 층이 압력을 쌓았다가 방출하는 과정이다.
흰 층과 겉층의 차이가 분사를 만든다
연구진은 감귤류 다섯 잡종의 껍질을 고속촬영하고, 각 층의 재료 성질과 저장 주머니의 형태를 분석했다. 논문은 부드럽고 압축되는 바탕층과 더 단단한 바깥 덮개가 결합된 구조가 향유 분출에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껍질을 과육에서 떼어낸 뒤에도 분사가 일어나는 이유를, 과즙이 남았기 때문이라고만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분사는 아주 짧게 나타나며, 나온 기름 줄기는 작은 방울로 나뉜다. 일상에서는 손이 젖거나 향이 퍼지는 경험으로 남지만, 연구진은 압력·막의 파열·액체의 흐름을 함께 봤다. 조사한 과일 사이에도 분출 속도와 껍질의 성질은 달랐다. 모든 귤과 오렌지가 같은 세기로 튄다는 법칙은 아니다.
미래의 분사 장치를 떠올리게 하지만, 이미 만든 약은 아니다
UCF는 이 자연 구조를 본뜬 액체 전달이나 재료의 파손 경고 장치를 응용 가능성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당시 연구진은 크기·비율과 분사 안정성을 더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감귤 껍질이 이미 흡입 약물 전달 장치로 쓰이거나 다리의 고장을 알려 주는 제품으로 완성됐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설명의 확인된 답은 작고 익숙한 껍질에서 기름을 분사하는 물리적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