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전시장 한가운데 놓인 거대한 거미를 바라보기만 하는 대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올라간다면 어떨까. 올해 프리즈 작가상 수상자 Theo Triantafyllidis의 Feral Metaverse(Spider)는 부드러운 대형 조각과 게임 속 협동을 연결하는 작품이다. 프리즈 런던은 10월 14~18일 리젠트 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며, 그 전에 작가가 가상 세계와 실제 조각을 연결한 제작 과정이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혼자 감상하는 물건에서 함께 움직이는 공간으로
공식 소개는 이 거미를 만지고 올라갈 수 있는 촉각적인 조각으로 설명한다. 참가자가 서로 도움을 주며 오르는 방식이 중요하다. 다리에는 아바타들이 협력하는 게임의 장면이 연결돼, 화면 속 캐릭터가 서로 기대는 움직임과 실제 관객의 행동을 겹쳐 보도록 구성한다. 정해진 자세로 작품 앞에 서서 사진만 찍는 체험과 다른 지점이다.
가상 공간에 등장하는 몸의 형태에도 실제 사람이 출발점으로 들어갔다. 공개된 제작 기록에서 작가는 친구들의 사진을 바탕으로 Gemini를 사용해 T자 자세의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3D 아바타 작업으로 이어 갔다고 설명한다. 도구가 사람과 협동의 주제를 대신 정한 것이 아니라, 작가가 설정한 가상 세계의 인물을 구현하는 과정에 사용된 셈이다.
AI가 완성품을 바로 만든 것은 아니다
작품 소개는 스케치와 배경, 3D 렌더링을 탐색하는 데 생성형 도구를 썼다고 밝힌다. 하지만 실제 조각에는 조각가·제작자·섬유 작업자·게임 제작자·구조 담당자가 참여했다. 점토의 형태를 가상 모델과 천의 질감으로 옮겨 보고, 아테네의 직물 상가에서 소재를 살피는 단계도 공개됐다. 화면에서 모양을 만드는 일과 사람이 오를 수 있는 실물을 만드는 일은 같은 작업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 읽을 차이는 ‘AI로 거미 그림을 만들었다’는 문장에 그치지 않는다. 가상 세계에서 사람의 몸과 협동을 시험한 구상이 실물 조각의 질감·규모·참여 방식으로 옮겨 갔다는 데 있다. 공개 소개에 나온 제작 과정과 전시 예정 조건을 정리한 것이며, 실제 현장의 안전성이나 관객 만족도를 기자가 시험한 결과는 아니다.
온라인 제작 기록과 런던 전시를 구분하기
제작 과정은 Google Arts & Culture에서 살펴볼 수 있다. 온라인 기록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런던 전시장 입장권이나 모든 현장 체험을 무료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전시는 10월 14~18일 예정이므로 오늘 이미 관객이 체험했다는 식의 현장 묘사도 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나 국내 참가 접수로 안내할 근거는 없다.
작품의 구체적인 매력은 큰 조각의 크기보다 관객이 타인의 도움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구조다. 혼자 조작하는 게임과 여러 사람이 같은 물체 주변에 모이는 전시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공개된 가상 장면과 실제 제작 사진을 나란히 보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