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노벨평화상은 국제 법률가 나바네템 ‘나비’ 필레이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10월 9일 발표한 선정 이유는 국제법을 통해 평화를 증진하려 한 노력이다. 무력으로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시대에, 중대한 범죄를 기록하고 책임을 묻는 법의 역할을 앞세운 결정이다.
전쟁을 멈추는 협상가 대신, 범죄에 책임을 묻는 법률가
위원회는 필레이가 국제 법질서를 지키고 중대범죄에 책임을 묻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수상 이유에는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에서의 활동이 포함됐다. 성폭력과 강간이 반인도적 범죄나 집단학살을 구성할 수 있다는 판단, 선동·선전 행위자의 책임을 다룬 재판이 그 사례다. 단순히 법조 경력이 길다는 평가가 아니라, 전쟁과 폭력을 다루는 국제 재판의 기준을 세운 활동에 주목한 것이다.
다만 평화상 선정이 지금 진행 중인 개별 사건의 유죄를 새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위원회가 밝힌 것은 수상자의 활동에 대한 평가와 국제법의 중요성이다. 특정 분쟁의 모든 주장이나 당사자의 책임까지 이번 발표로 판결났다고 확대해서 읽어서는 안 된다.
남아공의 변호사에서 국제재판관으로
필레이는 1941년 9월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태어났다.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변호사로 활동했고, 1995년 남아공 고등법원 판사가 됐다. 이후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와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재판관을 지냈다. 인종차별을 경험한 한 나라의 법률가가 국제 범죄를 다루는 법정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 온 이력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유엔 직함으로 소개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 인권최고대표인 것은 아니다. 공식 이력상 유엔 인권최고대표 재임 기간은 2008~2014년이다. 팔레스타인 관련 유엔 조사위원회는 2021~2025년 이끌었다. 미얀마 사건에서는 2019년부터 국제사법재판소의 임시 재판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건별 임시 재판관을 국제사법재판소의 상임 재판관과 동일하게 표현하는 것도 부정확하다.
수상 발표 뒤, 평화센터에서는 무엇을 하나
노벨평화센터는 발표일 평화비둘기를 날리는 행사와 함께 이번 결정의 의미를 소개했다. 센터장 셰르스티 플뢰그스타드는 법이 힘보다 위에 있어야 한다는 점, 진실을 기록하고 책임을 묻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센터장의 해석이며 별도의 재판 결과를 뜻하지 않는다.
센터는 10월 10일 수상자를 알아보는 행사도 안내했다. 노벨위원장 강연과 전문가 대화가 영어로 진행되며 센터 사이트·Facebook·YouTube에서 생중계할 계획이다. 정식 시상식은 12월 10일 예정돼 있다. 지금 공개된 수상 결정과 앞으로 열릴 해설 행사·시상식은 서로 다른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