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반반, 끝에는 한쪽 99.99%…노벨 화학상이 꼽은 ‘거울 분자’의 반전

앙리 카강의 비선형 효과를 설명하는 왕립과학원 공식 삽화로, 서로 다른 거울형 촉매 조합과 생성물 비율을 나타낸다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 공식 뉴스 보도용 삽화 · 원본 무변형
앙리 카강의 비선형 효과를 설명하는 왕립과학원 공식 삽화로, 서로 다른 거울형 촉매 조합과 생성물 비율을 나타낸다 / © Johan Jarnestad/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 공식 뉴스 보도용 삽화 · 원본 무변형

똑같은 재료와 연결 순서로 만든 분자라도 거울상이라면 같은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처음에 거의 반반이던 두 거울형 중 하나가 반응이 끝날 때 생성물의 99.99%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0월 7일 2026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앙리 카강과 소아이 겐소를 발표했다. 수상 대상은 비대칭 유기 합성의 비선형 효과와 자동촉매 작용을 발견한 공로다. 두 사람은 화학이 한쪽 거울상을 더 많이 만들게 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왼손 장갑을 오른손에 끼울 수 없는 것처럼

거울상 분자를 이해하는 출발점은 양손이다. 왼손과 오른손은 손가락의 수와 배열이 같지만, 아무리 돌려도 완전히 포개지지 않는다. 이렇게 거울상인데 겹칠 수 없는 성질을 키랄성이라고 부른다. 분자가 결합할 상대도 입체 구조를 갖고 있다면 두 거울형을 똑같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같은 분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생물과 상호작용하는 성질까지 같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공식 해설은 이를 자물쇠와 열쇠에 비유한다. 모양이 뒤집힌 열쇠는 재료가 같아도 같은 자물쇠에 맞지 않을 수 있다. 원하는 거울형을 골라 만드는 일은 의약품뿐 아니라 향과 맛을 내는 물질, 농약, 일부 새 소재의 합성에도 중요한 과제다. 이는 모든 거울상 분자가 위험하다거나 어느 약을 바꿔 먹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이번 발표의 초점은 제조 반응에서 원하는 입체 형태를 선택하는 도구에 있다.

반반의 촉매를 넣으면 결과도 반반일까

카강이 의문을 품은 것은 촉매의 거울형 비율이 생성물에도 그대로 전달될 것이라는 가정이었다. 촉매는 반응을 돕고도 그 과정에서 소모되지 않는 물질이다. 카강은 금속 원자가 거울형 분자 둘과 함께 작동한다면 같은 방향끼리 짝을 이룬 조합과 서로 다른 방향의 조합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중요한 것은 이 조합들이 같은 속도로 반응을 밀어주는가였다.

실험에서는 서로 다른 방향이 짝을 이룬 촉매가 같은 방향 조합보다 훨씬 느리게 작동했다. 촉매 전체의 비율만 세면 놓치는 차이가 반응 결과를 바꾼 것이다. 한쪽 거울형의 비중을 조금 더 높이는 것이 예상보다 큰 생성물 차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카강이 1986년에 보고한 비선형 효과다. 대표 삽화도 이 촉매 조합과 결과의 관계를 설명하며, 아래의 자기증폭 실험을 촬영한 사진은 아니다.

많아진 분자가 자신을 더 만들면

소아이는 여기서 생성물과 촉매가 닮은 구조에 주목했다. 만들어진 분자 자체가 같은 분자를 더 만드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작은 우세가 반복해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자동촉매 작용이다. 1995년 보고에서 한 거울형의 초과 비율은 시작의 2%에서 결과의 87%로 커졌다. 그는 그 뒤에도 반응을 다듬었고, 2003년에는 처음의 우연한 작은 차이가 반응 전체를 지배하는 과정을 제시했다.

공식 해설이 소개한 최종 비중은 한쪽 거울형 99.99%다. 먼저 조금 더 생긴 쪽이 자기 복제를 돕고, 늘어난 분자가 다시 같은 쪽을 더 만드는 효과가 이어졌다. 반복 실험에서는 반대 거울형이 우세해질 수도 있었다. 항상 같은 방향을 외부에서 지정한 것이 아니라, 시작의 작은 차이가 어느 쪽으로 벌어졌는지가 최종 결과를 갈랐다는 점이 반전이다.

이번에 새로 발표된 것은 10월 7일의 수상 결정이지, 1986·1995·2003년 실험이 오늘 처음 수행됐다는 소식이 아니다. 소아이 반응은 인공적인 반응이며 생명체의 실제 화학과도 다르다. 생명의 시작 때 지구에서 정확히 이 과정이 일어났다고 확정한 결과는 아니다. 다만 반반의 거울상에서 한쪽이 거의 독점하는 상태가 어떻게 생길 수 있는지를 실험으로 보여줬고, 원하는 형태의 분자를 만드는 반응을 이해하고 개선하는 도구가 됐다.

출처로 확인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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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노벨화학상은앙리카강과소아이겐소의비선형효과·자동촉매발견에수여된다.

거울상분자는입체구조에따라생물과의상호작용이달라질수있다.

카강은1986년거울형촉매비율과생성물비율이선형관계가아님을보고했다.

소아이는1995년자동촉매반응을보고했고2003년작은초기우세에서한거울형99.99%의생성물을얻을수있는반응을제시했다.

소아이반응은인공적이며생명화학과달라실제생명발생과정을확정한것은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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