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미래의 이야기를, 과거에 사라진 연인이 이미 보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연극 ‘문라이트 오키나와’는 이처럼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 사랑 이야기다. 극작가 윤종은20년 전 오키나와에서 실종된 연인 코하루가 살아 있는 미래를 그린 연극 ‘문라이트’만을20년 동안 무대에 올린다. 공식 소개가 제시한 시작부터, 관객이 따라갈 것은 실종 사건의 수사 기록보다 그가 끝내 버리지 못한 가능성이다.
미래를 쓰는 사람이 과거의 관객을 만난다면
윤종은 코하루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시한부 선고를 받고 마지막 여정으로 오키나와에 간다. 그리고 코하루가 자기 미래를 담은 ‘문라이트’를 이미 보았다는 설정으로 마지막 작품 ‘오키나와’를 쓰기 시작한다. 극중 인물이 쓴 연극과 그 인물의 삶이 서로를 비추는 구조다. 작품은 광주와 오키나와라는 장소, 서로 다른 시간과 기억을 겹쳐 기다림과 위로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양자역학’은 사랑을 설명하는 문학적 상상
제작기관은 관측자의 행위가 가능성을 현실로 전환한다는 양자역학적 상상을 문학으로 옮겼다고 설명한다. 바란다고 실제 과거나 타인의 생사를 바꿀 수 있다는 과학적 주장을 검증한 것은 아니다.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은 의도가 현실을 만들 수 있다고 믿을 때 무엇을 희망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SF의 장치와 사람의 감정이 만나는 서사를 찾는 관객이라면 살펴볼 출발점이다.
작품은2024년 ACC 공연 레지던시에서 개발한 희곡을 바탕으로 장영 작가와 윤혜숙 연출이 처음 협업했다. 이번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공연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23일19시30분,24·25일15시로 안내돼 있다.135분,12세 이상 관람이며 균일석4만원이다. 제작기관 ACC가 광주에 있다는 이유로 공연장까지 광주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공식 SPAF 페이지는 전 회차 한글·영어 자막을 안내한다. 총성·섬광·포그와 가짜 피, 흡연 장면도 예고하므로 이런 자극에 민감하거나 미성년자와 동행한다면 사전 안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는 오늘 이후의 공연 안내와 공식 줄거리이며 실제 관람한 뒤의 효과나 완성도를 평가한 리뷰는 아니다. 회차별 잔여석은 취재에서 확정하지 않았다.